12년전 ‘이태원 살인’ 진범 잡힐까 검찰,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하기로
공소시효 3년 남았지만 처벌 쉽지않아
검찰이 1997년 발생한 뒤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는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을 12년 만에 재수사한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함윤근)는 최근 이 사건 피의자 아서 패터슨(32)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법무부도 “검찰의 요청에 따라 조만간 미국 정부에 패터슨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1997년 4월3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아무개(당시 23)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화장실에 간 조씨를 뒤따라간 미국인 패터슨과 그의 친구 에드워드 리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당시 미국 육군범죄수사대는 패터슨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검찰은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와 법의학자의 소견 등에 따라 리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고 패터슨한테는 흉기 소지 및 증거인멸 혐의만 적용했다. 리는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은 “리와 함께 있었던 패터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 사이 패터슨은 1년여 만에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미국으로 출국했다. 리와 패터슨 중 한 명이 조씨를 흉기로 찌른 게 분명했지만, 진범으로 추정되는 패터슨의 출국으로 그를 조사할 수 없었다. 검찰은 뒤늦게 패터슨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겠다며 미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지난 9월 개봉한 뒤 진범을 잡으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재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공소시효가 3년 남았으나 패터슨의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패터슨이 미국에서 체포되더라도, 한국으로 송환되려면 1년여가 걸리는 재판을 거쳐야 한다. 자국민 보호에 적극적인 미국 정부의 태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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