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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평화센터 2009-12-18 23:01:01 | 조회 : 8430
제      목  [2010년 국방예산 분석 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전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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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방부 장관과 차관 간에 사상 초유의 '하극상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던 2010년도 국방예산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29조6039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09년 대비 3.8% 증가한 액수로 정부 재정 증가율의 거의 2배에 이른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4대강 관련 예산 못지않게 국방예산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5차례에 걸쳐 내년도 국방예산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연속 기사를 내보낸다. <편집자말>  

2010년 국방예산에서 가장 먼저 논란이 되는 것은 7904억 원에 달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다. 이것은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 가운데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비용으로, 지난 1991년부터 매 2~5년마다 한미 양국 간에 체결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에 근거하고 있다.
인건비와 군사시설개선비(아래 군사시설비), 연합방위력증강사업비(CDIP), 군수지원비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된 방위비 분담금은 그동안 한미 양국 간의 특별협정에 의해 분담금 규모와 협정 기간 등이 결정돼 왔으며, '8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이 올 3월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았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분담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1991년 1073억 원에서 2005년 6804억 원, 2008년 7415억 원, 2009년 7600억 원 등으로 점진적으로 인상됐다.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은 올해 대비 4% 증가, 액수로는 304억 원이 증액된 7904억 원이다. 1991년에 비해 7배 이상으로 늘어난 금액이다.
그런데 작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정부가 지출한 방위비 분담금 중 군사시설비 현금 지원분을 주한미군이 2008년 10월 현재 1조1193억 원이나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 주한미군은 이렇게 축적된 방위비 분담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해 놓고 거액의 이자를 받아 미 국방부로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세 등을 내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미군이 요구한 기지이전 비용까지 한국이?
이와 관련, 주한미군이 한국 정부가 지급한 군사시설비를 평택으로 옮기는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2004년 9월 주한미군 기지를 오산과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서울의 용산 미군기지는 한국이 먼저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이전 비용을 부담하고, 의정부와 동두천 등 한강 이북의 미 2사단 기지는 미국이 먼저 평택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작년 8월 정부는 '미군기지이전 사업관리업체(PMC) 중간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지 이전에 따른 한국 측과 미국 측 부담을 각각 5조8000억 원, 7조5000억 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그런데 2008년 10월 미 의회 조사국(CRS) 보고서에 의하면 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한 미국 측 부담은 7억5천만 달러(환율 1166원 적용 시 약 8745억 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주한미군이 방위비 분담금을 자신들의 이전 비용으로 전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측이 당초 자신들이 부담하기로 했던 7조5000억 원에서 8745억 원을 뺀 6조6255억 원의 대부분을 한국 정부가 지출하는 방위비 분담금 중 군사시설비를 쓰지 않고 모았다가 사용하게 될 것이란 게 평화운동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아래 평통사)의 우려다.
민주노동당도 방위비 분담금 전용을 고려하면 미군기지 이전 비용 가운데 실제 부담 비율은 미국이 5.8%, 한국은 94.2%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처럼 실제로 주한미군이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군사시설비를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돌려쓰고 있다면, 이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물론 '원인제공자 부담 원칙'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연합토지관리계획(Land Partnership Plan, LPP) 협정'에 위배된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에서 여러 차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정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2008년 국감에서 미군이 군사시설비를 축적해 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 거세지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곱씹어볼 대목은 작년 10월 23일, 이상희 전 국방장관이 국회 국방위에서 한 발언이다. 이 전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을 이전 대상 기지(한국 측에 반환되는 시설)에 사용하는 것보다 신축하는 기지(오산·평택에 새로 건설될 기지)에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2000년 '연합토지관리계획' 협상 초기부터 방위비 분담금의 LPP 사용에 대해 양국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을 미군 기지 이전 비용으로 전용하는 문제를 한국 정부도 이미 알고 있었음은 물론, 그것에 동의했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의 말처럼 2000년 LPP 협상 때부터 방위비 분담금이 LPP에 사용되는 것을 양국이 공감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먼저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쳤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평통사 측은 한국 측이 대부분의 이전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이런 내용으로는 국회의 동의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 경우 회계연도 독립원칙에 따라 예산의 이월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한국의 국가재정법에도 위배된다. 국가재정법은 이월이 있을 경우 그 사유를 명시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10월까지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이 미군기지 이전 비용으로 쓰인다는 사실과 이를 한국 정부가 용인하고 있다는 것을 정식으로 국회에 보고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의 필요에 의해 제기된 미군기지 이전비용까지 한국 정부가 떠안게 돼 미국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은 줄어드는데 분담금은 늘어나는 역설
문제는 또 있다. 정부는 8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체결하면서 군사시설비 현금지원을 연차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즉 특별협정의 부속문서인 '군사시설비 현물지원 교환각서' 9조에 현물지원 비율을 2009년에는 30%, 2010년에는 60%, 2011년에는 88%로 늘려가는 데 양국이 합의했다는 것.
하지만 2009년도 군사시설비 예산은 2445억8700만 원인데, 이 중 미국 측에 이전된 현금지원분이 2211억6000만 원으로 현금지원 비율이 무려 90%에 달한다. 내년에도 책정된 군사시설비 예산 2780억 원 중 현금지원분은 1667억 원으로 비율로는 약 60%를 차지한다.
사실상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 측은 작년 10월 이후 집행되지 않은 군사시설비 규모 등을 알려달라는 국방부 측의 요청에 대해 일절 답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혜란 평통사 평화군축팀장은 "현물지원 비율을 늘린다 하더라도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미 2사단 이전비용을 우리 국민의 혈세로 부담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 전용의 불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우리 정부의 실질적 통제가 불가능한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중략)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미집행 잔액에 대한 사전 협의 등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이 지속적으로 강구되어야 할 것"('2010회계연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 536쪽)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사용의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한미군의 임무가 신속기동군 형태로 변화하고 병력규모도 줄어들어 한국 방위에 대한 기여도가 축소되고 있는데도, 방위비 분담금은 오히려 증가하는 상황에 대한 정부의 합리적 설명과 더불어 방위비 분담금이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막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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