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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평화센터 2010-04-12 15:20:34 | 조회 : 8460
제      목  [평택 미군기지 예정지에서 벌어지는 일들③] 전략적 유연성의 실제
미군 가족들을 위한 기지건설에 왜 우리 세금을?

평택미군기지 건설이 한창인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 문제가 연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결론을 미리 밝히자면 평택미군기지는 처음부터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을 전제로 해외 미군의 주둔지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민중의소리>는 주한미군 가족 주택사업(HHOP)과 학교 건설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평택 미군 기지 건설 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보도를 3회 연속 내보낸다./편집자주

군인가족임대주택사업과 용산기지 학교의 평택 이전사업에서 보이듯 한국 국방부는 현행 법률과 관련 조약의 범위를 벗어난 주한미군사령부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였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요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작년부터 샤프 사령관은 한국학생들도 다닐 수 있게 할 테니 미군 학교를 한국에서 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왜 군사시설도 아닌 가족 주택이나 학교를 짓는 데 사령관까지 나서고 있는 것일까? 이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전면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상대로 작전하자면 최소 2년 이상은 주둔할 수 있어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한마디로 자유로운 군대가 되는 것이다. 한반도 방위를 위해 붙박이로 주둔하는 미군들을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분쟁에 개입하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가 된다는 의미이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절차와 방식에 대해 올 10월 예정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이전까지 합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함께 추진되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2009년 6월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을 통해 합의되었다. 한국 정부와 협의가 마무리되더라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족동반과 근무기간을 제한하고 있는 미국 규정이 전략적 유연성의 걸림돌이 된다.

미국방부는 해외 주둔 미군의 근무기간을 가족 동반시 3년, 미동반시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험 지역은 근무 기간이 1년 짧고 가족동반이 금지되기도 한다. 군인과 가족의 안전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국에서는 가족동반시 2년, 미동반시 1년의 복무 규정이 있고, 위험지역인 경기북부 미2사단(의정부 레드클라우드 제외)과 강원도 미8군 기지들은 가족동반이 금지되었다.

이 규정이 바뀌지 않는 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불가능하다. 이라크나 아프간 전쟁을 보았을 때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은 6개월 또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1년 복무기간으로는 해외 전투작전이 불가능하다. 최소 2년 이상 되어야 전투 작전 수행 후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나서 다른 지역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게 주한미군사령부의 셈법이다. 가족동반시 3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 위험 지역에 있는 기지를 후방으로 배치하여 가족 동반 금지를 해제하고 기지마다 가족 시설들을 갖추어야 한다.

결국 미2사단과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 즉 한강 이북의 기지들을 이남으로 이전하는 것은 미국의 오래된 숙망이었던 셈이다.

당연히 평택에 새로 건설되는 기지에는 늘어날 미군 가족들의 시설들이 계획되었다. 이를 근거로 주한미군사령부는 미국 의회에 근무기간 변경에 대한 동의를 구하였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고, 기지재배치를 통해 북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거리에 대테러 방지시설을 갖춘 기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득하였다.

미 의회의 동의하에 2008년 12월 미국방부는 일부 주한미군 기지의 가족동반 금지를 해제하고 가족 동반시 근무기간을 2년 또는 3년을 선택할 수 있는 수정안을 승인하였다. 전시작전통제권이 반환되는 2012년 후에는 전면적으로 가족 동반을 가능하게 하고, 근무기간도 3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5만5천여명, 3배로 증가한 미군 가족들을 위한 기지 건설

주한미군사령부는 3단계에 걸쳐 근무정상화와 가족동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1단계 2011년까지 4,923세대의 가족동반과 전작권의 반환 추진, 2단계 2012년~2016년 사이에 5,582세대 가족동반과 서울, 동두천, 의정부 기지의 평택 이전, 3년 근무기간 전면화, 3단계 2017년 이후 14,250세대의 가족동반을 실현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현재 4만4천여명 규모인 미군과 가족들의 수가 2020년이면 8만4천여명으로 늘어난다. 주한미군을 28,50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보았을 때, 가족은 현재 1만7천여명 수준에서 5만5천여명으로 3배 증가하는 것이다.

미군의 가족동반이 확대되려면 학교, 병원, 주택 등 가족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미군기지는 가족동반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이런 시설들이 별로 없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엄청난 규모가 될 가족 시설 건축을 위해 미국 의회의 승인 예산, 민간기업의 투자, 그리고 한국 정부의 부담으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의회가 한국에 가족 동반 시설을 짓는 예산을 승인해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미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2사단의 이전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공화당 소속 한 의원은 미군의 주둔이 아닌 합동 훈련을 통해서도 한반도 방위 공약을 실현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제기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처한 상황을 보았을 때, 한국에 미국 예산을 들이는 것은 세금 낭비로 여겨질 것이다.

주한미군사령부도 일찌감치 이런 상황을 예견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미군기지 재편 계획수립 이후 주한미군은 한국이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위비분담금의 군사건설비를 차곡차곡 쌓아 2008년 현재 1조 1천억원을 은행에 예치하였고 그 이자 수익도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민간기업의 투자는 해외 최초로 시행된 평택 군인가족주택사업(HHOP)이나 BTL 등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BTL 사업은 미육군이 보증하지만 HHOP 사업은 아무런 보증을 하지 않는다. 이에 주한미군의 민간투자 사업에 한국 국방부가 보증자로 나서게 된 것이며, 앞으로 이런 사업들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가족동반 확대에 따른 시설 건축 비용의 상당부분은 한국 정부가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한미 양국은 평택으로 이전하는 용산 기지내 학교시설에 대해 가족 동반 확대를 반영하여 현재보다 45%가 증가된 시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기지 관련 시설은 한국 부담이니, 그 규모를 확대하여 가족 관련 시설의 건축비 부담을 한국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현재 설계 중인 용산기지 이전 대상 12개 시설에는 학교뿐만 아니라 병원, 치과, 가족주택 등이 포함되며, 12개 건축 비용의 추정치는 13억3천만달러 약 1조4천억원에 이른다.

한국의 부담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가족동반 확대에 따라 현재 10개로 계획된 미군학교의 수를 30개로 늘리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경기도에 학교 건설을 요청한 상황이다. 미군기지 사업을 담당하는 국방부가 아닌 교과부와 경기도에 이 문제를 협의한 것은 미군기지내 건설이 아니라 기지밖에 미군 학교를 짓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OFA 협정의 적용을 받는 시설이 기지밖에 들어서면 결국 기지가 확대되는 셈이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한국의 비용 부담은 국민적 논의의 대상

전략적 유연성은 부시 정부 시절 럼스펠드 미 국방부장관이 추진한 군사변혁과 그에 따른 해외주둔 미군재배치(GPR)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미군의 신속기동군화, 미국 본토를 방어하면서도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적을 격퇴시킬 수 있는 군대로 재편하는 것이다. 주한미군도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작전개념의 실행, 장비의 현대화, 전력의 최적화를 통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예방․선제적 군사개입과 세계적 차원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군대로 변화되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자유로운 작전 수행을 위해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반환하고 연합사령부를 해체, 협조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으로 한반도의 방위는 한국이 주도하고 미군은 이를 지원하면서 타 분쟁지역에 군사작전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한반도 방위만을 목적으로 주둔하던 미군에게 무상으로 토지를 제공하고 주둔비용을 부담했던 한국은 미국의 군사전략과 이익에 따라 미군 주둔 성격이 바뀌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평택 기지건설 사업이나 미군 가족 동반 확대 사업에 대한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의 부담을 대신 떠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 재정 부담을 불러오는 것으로 국회를 통한 논의와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는 사실상 아무 것도 모르고, 협상은 수년간 비공개로 추진되고 있는 용산기지 이전사업 협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용산기지 이전은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재배치(GPR)와 무관하며, 이전을 요구한 한국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던 외교부와 국방부 담당자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 상황은 용산기지 이전협상 위반이다.

베일에 가린 협상 결과가 고스란히 한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넘어오기 전에, 누구의 이익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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