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기사로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04249.html
[단독] 미군 ‘포항~의정부’ 송유관 토양오염 심각
<한겨레>, 358㎞ 철거구간 조사결과 입수
기름유출로 23개 지역 기준치 20배까지 검출 /1천억 넘는 원상 복구비 고스란히 한국 부담
주한 미군기지에 기름을 공급하는 한국종단 송유관(TKP)이 매설된 대전·경주·평택 등 10개 지방자치단체 23곳에서 기름 유출로 기준치를 웃도는 심각한 토양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토양 오염 사실을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송유관 해체와 오염 복구에 1천억원 안팎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가 2006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토양오염 전문조사기관인 자연환경연구소에 맡겨 진행한 토양오염도 조사 결과를 보면, 송유관(전체 길이 452㎞)이 지나는 지역 중 경주·경산·김천·영동·옥천·대전·연기·천안·평택·남양주 등 10개 지방자치단체 23곳에서 환경부가 정한 유류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 참조]) 이번 오염 조사는 전체 송유관로 중 철거 예정인 358㎞(전체구간의 79%) 구간 전체에서 벌인 것으로, <한겨레>와 녹색연합이 국방부와 해당 지자체 쪽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최근 입수한 것이다.
구간별로 보면, 천안 소사리 1구역의 경우 오염도 측정기준인 총석유류 탄화수소(TPH) 농도가 환경부의 허용 기준치(500mg/kg)를 20배 가량 웃도는 9889.8mg/kg 검출됐고, 소사리 2구역은 10배에 이르는 5052.7mg/kg이 나왔다. 또다른 지역인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에서는 5268.9mg/kg이 측정됐다. 지난해 7월 국회의 반환 미군기지 현장조사에서 2.4m의 두꺼운 기름층이 확인된 경기 파주 캠프 에드워드의 검출치는 1만2108mg/kg였다.
송유관은 주한미군이 1970년 의정부~평택~천안~왜관~포항을 잇는 452㎞ 구간에 지름 6~10인치 관로를 묻어 설치했고, 국방부는 2004년 8월 미군과 맺은 ‘주한미군 유류운송체계 전환 합의각서’에 따라 전체 구간의 79%인 358㎞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송유관 매설 지역에서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19건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해,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책임과 비용 부담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 왔다.
황민혁 녹색연합 활동가는 “관로 철거와 오염 복구 등에 1천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환경 복구 비용은 사실상 정확한 추정이 불가능하다” 며 “한-미 협약에 따라 모든 비용을 고스란히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로 철거 300억원, 환경 복구 400억~600억원, 토지 무단사용에 따른 보상 비용 200억원 등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길윤형 김성환 기자 charisma@hani.co.kr
--------------------------
[단독] 한국종단송유관, 미군기지 원유 공급위해 1970년 설치
포항·울산~의정부·고양 458km
한국종단송유관(TKP·Trans Korea Pipeline)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안 군사기지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1969년부터 1970년까지 포항·울산에서부터 의정부·고양까지 이어지도록 설치한 모두 458㎞ 길이의 송유관이다.
국방부는 92년 주한미군으로부터 ‘한국종단송유관’ 시설 일체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에스케이(주) 등에 관리를 위탁해 왔다. 그러나 96년 미국의 튜보스코프 파이프라인 서비스에 맡겨 송유관의 부식 상태를 조사한 결과, 관로 내에 727곳이나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노후화된 미군의 송유관을 넘겨받아 혈세 낭비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방부는 주한미군과 2004년 8월 ‘주한미군 유류수송체계 전환 합의각서’를 체결해 포항~대구·왜관~평택·인덕원~의정부 등 364㎞ 구간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이 가운데 290㎞ 구간의 철거 작업을 2006년 시작했다. 나머지 94㎞ 구간은 관로 세척과 보수 등의 과정을 거쳐 계속 사용된다. 이에 육군은 2005년 7월 육군본부에 ‘TKP사업단’을 편성해 철거사업과 사유지 보상 등의 작업을 진행해 왔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
|
121862010314_2008081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