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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평화센터 2010-04-02 11:42:57 | 조회 : 5079
제      목  진보정당의 통합은 정파의 흥정거리가 아니다.
진보정당의 통합은 정파의 흥정거리가 아니다.
                                                              공계진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장)

경쟁과 분열은 다른 것

정파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한글과 컴퓨터 사전’은 정파를 ‘정당 내부에 생기는 그룹, 정치상의 파벌’로 규정하고 있다.
정당에는 온갖 종류의 정파들이 있다. 브르죠아 정당(한나라당, 민주당 등)내의 정파 분류는 주로 지역에 의존한다. 그래서 그들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진보정당에서의 정파는 ‘사상’의 차이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진보정당을 이념정당이라 칭하기도 하다.
진보정당 내에는 여러 정파들의 있을 수 있다. 필자는 이들 정파를 △ 자주파 △ ‘피디파 △ 사민주의파로 분류한다. 이외에도 여러 정파들이 존재하지만 크지 않거나, 이들의 아류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분류하고자 한다. [주:노동조합에도 정파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들 정파를 현장조직이라 부르는데, 분류기준은 정당의 분류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진보정당내 정파들은 모두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입장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 노력한다. 이런 정파들의 노력은 소위 국민대중들을 그 정당으로 모아내는데 기여하기 때문에 진보정당의 발전에 기여한다. 필자는 이런 정파들의 노력을 ‘선의의 경쟁’이라 칭하고 싶다. 그리고 조직의 발전에 있어서 이 ‘경쟁’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경쟁이 없는 조직은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쟁이 악의적인 형태로 바뀌면 그것은 ‘분열’이란 것으로 질적 전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분열은 진보정당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을 파멸로 이끈다. [주:이것은 현장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장조직이 선의의 경쟁을 할 경우 그것은 노동운동 발전에 기여하지만 도를 넘어 분열하게 되면 노동운동 발전에 해악을 끼치게 된다. ]

진보정당의 역사는 길지만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97년 국민승리21부터이다. 정당존재요건인 3% 득표에 실패한 국민승리21이 스스로를 해산하고 다시 시작한 것이 민주노동당이다.
정파적 기준으로 볼 때 초기 민주노동당의 다수파는 소위 ‘피디파’였다. 구성에서 동등함 또는 역전을 가져온 것은 2004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진 소위 ‘자주파’의 민주노동당 입당이었다. 이 입당은 당시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었던 노회찬 현진보신당 대표의 노력의 결과였다.
선의의 경쟁은 자주파의 대거 입당 후 이루어졌다. 그 결과 민주노동당은 13%의 지지를 획득했고, 10명의 국회의원을 국회로 보내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진영은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두게 됨으로써 정치세력화에서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었고, 투쟁에서 유리한 지형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경쟁이 더 이상 경쟁이 되지 못하고 질적전환을 한 것은 그로부터 4년 뒤이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민주노동당 운영과 관련된 정파간 다툼이 벌어졌고, 그 다툼은 경쟁수준을 넘어 분열로 전환되었으며 그것은 분당이란 결과로 연결되었다. 다툼의 소재는 다수파의 패권주의와 종북주의였다. 즉, 소수파(소위 피디파)가 다수파(소위 자주파)의 패권주의와 종북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함으로써 민주노동당은 두동갱이 났고, 진보진영 역시 분열되었다.
필자는 패권주의를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보지만 이것을 탈당과 진보진영의 분열로 연결시키는 것은 과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종북주의는 사상의 문제를 막걸리 보안법 수준으로 떨어뜨린 행위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고 이것을 탈당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과도함이라 아니라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라 보지만 이런 필자의 생각과는 다르게 민주노동당은 분열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2008년 총선시 지지율이 반토막나고, 국회의원 수가 반토막 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주:이것은 민주노동당과 거기서 갈라진 진보신당을 합친 수치이다.]그것은 민주노총에 그대로 전이되었다. 즉, 당 분열만큼 민주노총도 분열되었고, 그만큼 민주노총의 힘은 약화되었다.

다시 생각하는 진보정당의 통합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의 분열을 막지는 못했다.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이었지만 분열에 있어서는 주역이 아니었다. 그저 분열을 무기력하게 지켜보아야 했다. 그러나 분열의 후과를 당보다 더 심하게 겪고 있는 민주노총은 2008년부터 진보정당의 통합에 힘을 쏟고 있다.
6.2지방선거 앞두고 지난 3월 24일 민주노총은 중집은 <6.2 지방선거를 일회적 선거대응을 넘어 조합원과 전체 진보진영의 여망인 진보정당 통합을 실현하고 나아가 큰 틀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복무하기 위한 실천적 노력(10만 선언·서명 4월말까지 완료 등)을 적극 전개하며, 당면 정세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여 2010년 지방선거에 한하여 “본 후보 등록 전까지 진보정당 통합(추진)을 대중적으로 책임있게 공식화하는 정당의 후보 중 △ 진보정치 통합과 큰 틀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동의하고 실천한다는 후보서약서를 쓴 자 △ 동일선거구 복수출마일 경우, 후보단일화 절차에 따라 선출되는 자를 민주노총 후보로 한다는 것과 “지역본부 및 지역사회, 진보정당 등의 동의(합의)로 선출된 ‘반MB연대 단일후보’ 중 민주노총 후보(지지 후보)와 배치되지 않고 민주노총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자에 대해 지지, 연대”한다고 결정했다.>
분열의 주역은 아니었지만 통합의 주역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는 의지가 충분히 배여 있는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중집이 과도한 결정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고, 시의적절한 결정을 하였다고 보는 분들도 계신다. 모두가 존중되어야 할 의견이지만 어느 것이 진보정당의 발전,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와 민주노총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민주노동당의 분열이 정당한 이유에 근거해서 이루어진 것인가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필자는 과도하거나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지만 설령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민주노동당의 분당과 진보진영의 분열에 대해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2008년 2월 분당이 되었으니 분당된 지 2년이 넘었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할 지 끝내야 할 지에 대한 간단한 판단은 그것이 진보정당의 발전과 민주노총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있다.  
객관적 자료에는 발전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3~4%의 박스권에 갇혀 있고, 최근에는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과 연계되어 심각한 탄압을 받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조직력을 중심으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으나 선거를 이끌 뚜렷한 장수(?)가 없는 상태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진보신당의 경우 지지율 1~2%에 갇힌 상태에서 좀처럼 반전을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시 노회찬/심상정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념정당인 진보신당이 인물을 계기로 반전을 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반짝 반등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말그대로 반짝일 뿐이라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 반짝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열된 상태에서 지방선거를 치룰 경우 양당 모두 큰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고 그 결과는 양당의 약화, 진보정당의 지리멸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연결시키자면 양당이 지금의 상태를 지속하지 말고 통합선언이라도 하고 지방선거를 치룬 후 하나의 진보정당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중집의 무리한(?) 결정도 이런 염원의 반영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의 생각도 위와 같다. 민주노동당의 사무부총장과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 편향이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주:민주노동당에서 함께 활동하셨던 분들은 필자가 어느 정파 소속이기는 하지만 정파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아마도 민주노동당 이외의 부분에서 함께 활동하셨던 분들도 이점에 대해 동의할 것이라 본다.] 필자는 양당의 통합을 통한 진보정당의 강화와 그것을 토대로 한 진보정당의 집권 실현을 주장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통합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뻔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여러 이유를 대면서 지금의 상태가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위에서 보았듯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통계수치와 우리 운동 역사는 그 반대의 것을 너무 생생하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이하면 불륜이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이기 때문에 나의 불륜은 사랑으로 승화할 것이라고 당사자들은 믿지만, 그래서 불륜을 지속하지만 불륜은 사랑으로 결코 승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사랑의 역사(?)가 증언하듯이 우리 역사도 분열에 대해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진보정당의 통합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것은 복수노조와 관련되어 있다.
2011년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민주노총은 복수노조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민주노조 진영이 분열하여 여러 개의 복수노조를 만들어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분열의 근거로 삼았던 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민주노총은 적어도 3~4개의 조직으로 분열되어야 한다. 자주파 중심의 조직, 피디파 중심의 조직, 사민주의파 중심의 조직, 어용파 중심의 조직 등이 그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민주노총의 괴멸, 민주노조 진영의 괴멸, 노동운동의 파멸이다.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불행하게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 분당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지만 현실은 그리 되었듯이 민주노총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필요가 있는 것인데, 그것은 진보정당의 분열을 추궁하고, 다시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자들이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근거로 진보정당의 통합의 문제를 바라본다면, 그래서 행여 분열을 정파적 관점에서 정당화한다면 그것은 곧 자신들을 칠 것이고, 민주노총을 파멸의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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