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목/사고시간 불확실) 경기도 평택시에 소재하고 있는 캠프 험프리즈(Camp Humphreys)에서 미군기지 확장공사 도중 송유관을 파손하여 보일러 등유와 경유 600리터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미군기지 확장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미군 공병대(FED)가 긴급조치를 통해 400리터를 수거하였다고 밝혔으나 이중 200리터가 빗물처리장에 흘러들어갔고, 11월 27일(금/유출시간불확실) 관리자의 실수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본정2리 수로를 따라 인근 하천과 토양에 유출되었다. 이 수로는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으며 둔포천으로 유입되어 평택호, 서해바다로 이어져있다.
미군측은 유출사고가 발생한 19일(목) 당일 지방자치단체(평택시)에 즉시 신고해야 했으나 8일이 지난 27일(금)에서야 평택시가 아닌 환경부에 신고를 하였고 환경부는 28일(토) 저녁에서야 평택시에 통보하였다고 한다. 현재 미군측은 ㈜DM과 계약을 맺고 유류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오늘까지 12일째 정화작업은 진행되고 있다.
1966년 한미 양국이 체결한 SOFA에는 환경 관련 조항은 없었다. 2000년 용산미군기지 포르말린 방류한 사건으로 미군 기지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으며, 환경 조항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에 한미 양국은 SOFA 개정 협상에서 환경조항을 신설하여 2001년 <SOFA협정 합의의사록 환경조항>이 신설하였고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2002년 1월 <환경 정보 공유 및 접근 절차>를 체결하여 미군기지로 인한 환경피해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세부지침을 마련하였다.
이 사건은 한미SOFA합동위원회가 체결한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를 위반하였다. 동 접근절차 나 항의 환경협의에 따르면 미군측은 사고당일인 19일 사고내용을 평택시에 즉시 알려야했다. 지자체와 미군기지간 통보의 대상이 되는 사고는 ‘주한미군 시설 또는 구역과 그 주변의 대한민국 영역사이의 경계 어느 한쪽에서 공공안전과 인간건강 또는 자연환경에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갖는 경우’이며 ‘오직 한쪽 영역에 중대한 오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측은 ‘외부로 유출된 것을 확인한날 환경부에 신고했기 때문에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결국 미군측이 절차를 지켜 평택시에 통보만 했더라도 기름유출 가능성에 대비하여 외부로의 기름유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쉬쉬하며 사고를 은폐하려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평택시민들의 몫이 되어버렸다.
아직까지 미군측, 환경부, 평택시 그 어느 곳에서도 이 사고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이 모든 것은 사고를 쉬쉬하고 은폐하려는 미군측에게 있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하는 본연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무능한 환경부와 평택시에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의 내용을 요구한다.
하나. 미군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 미군공병대(FED)와 캠프 험프리즈 책임자는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 절차에 근거하여 위 사고를 평택시에 알려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했어야 하나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은폐한 결과 결국 기지밖으로 기름이 유출되었고 피해는 확산되고 말았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미군공병대와 캠프험프리즈 책임자는 평택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 미군공병대와 캠프 험프리즈측은 ①유류관이 파손된 시점과 원인, 총 유출량 ②사고지점 부근에 대한 정화작업 내역 ③사고지점에서 빗물처리장으로의 유류 유입원인과 관리자의 오작동원 이유 ④기지밖으로 유출된 유류의 양과 정화내용등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한다.
- 미군공병대와 캠프 험프리즈 책임자는 평택시와 환경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미공동 조사단을 구성하여 이번 사건에 대해 한점 의혹없는 투명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 미군공병대와 캠프 험프리즈 책임자는 이 사고로 발생되거나 발생될 수 있는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배상해야한다.
둘. 평택시는 평택시민의 입장에서 시정을 펼쳐야 한다.
- 미군측은 사고 발생일이었던 19일, 사고내용을 평택시에 통보하지 않아 그 피해가 가중되었다. 이에 대해 평택시는 미군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사고현장 확인을 위한 현장조사를 요구하여야 한다. 또한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미군기지측과 평택시간의 비상연락체계를 재정립하여 다시는 이런 어이없는 사고로 평택시민의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번 사고로 유출된 기름이 농수로를 통해 확산된 지역은 2012년 환경부가 미군기지주변 기초환경조사당시 중금속 오염이 기준치 이상 발견된 지역으로 미군기지내 기름과 중금속의 유출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에 평택시는 미군기지 주변지역에 대해 전면적인 환경조사를 실시하여 평택시민의 불안을 해소해야한다.
셋. 환경부는 사고해결의 책임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환경부는 이 사고의 발생원인과 대응,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하며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에 따라 미군측이 서면보고서를 제출하였는지, 제출하였다면 그 내용을 공개해야한다.
- 환경오염사고 발생시 ‘지방자치단체’와 ‘미군측’간의 비상연락체계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한다.
- 환경부는 한미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국측 위원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한 사고 원인 조사,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해 평택시와 전문가를 포함하는 한미 공동조사 실무단을 구성하고 내실있는 조사를 진행하여야 한다.
2015년 12월 10일 평택평화센터
<별첨자료.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 >
■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 절차 체결 연혁
- 1966년 주한미군지위협정(한미 SOFA)을 체결할 당시 환경에 대한 조항은 없었다. 이에 1990년대 백운산 기름유출 사건, 미군 송유관 주변 기름오염, 폐기물 불법 매립 등 미군기지로 인한 환경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해 주한미군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2000년 용산 미군기지 영안실에서 독극물인 포르말린을 싱크대에 무단 방류하여 하수구를 통해 흘러나온 사건으로 미군기지내 환경 문제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높아지면서 2001년 1월 개정된 한미 SOFA에 환경조항이 신설되었으며,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 2001년 5월 원주 캠프 롱에서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하자 원주시 관계자가 부대 내 사고 현장을 방문하여 조사하였고, 지역 주민들은 미군측의 책임있는 정화조치와 손해배상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상징적 수준의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를 더욱 구체화시켜 2002년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를 체결하게 되었다. 환경부나 국방부 등 중앙정부가 미군 당국과 협의해온 과거 경험으로는 환경사고의 즉시 대응 조치가 어려워 해당 기지와 지자체가 상시적인 연락망을 구축하고 기지 내부의 환경사고를 포함하여 즉각적인 사고 대응 체계를 수립한 것이다. 특히 기지 내부 사고를 은폐하여 오염의 확산을 불러온 과거 경험을 반추하며, 신속하게 통보하고 한미 SOFA 합동위원회 환경분과위원회가 실무단을 구성하여 논의할 수 있는 틀도 마련한다.
■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 관련 조항
2. 정보교환
나. 환경협의 :
① 연락망 : 환경부와 주한미군은, 새로운 환경사고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과 미군기지간 서로 통보할 수 있는 연락망을 수립하여 교환한다. 연락망은 필요에 따라 갱신한다.
② 지방자치단체와 미군기지간 사고의 통보는, 동시에 통보 당사자의 중앙 수준 당국에 보고하여야 완료된다. 이러한 사고는, 주한미군 시설 또는 구역과 그 주변의 대한민국 영역 사이의 경계 어느 한쪽에서 공공안전과 인간건강 또는 자연환경에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갖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사고는 오직 한쪽 영역에 중대한 오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포함한다. 미군 예하부대의 관리는, 이러한 사고를, 명시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 연락하고 동시에 명령 계통을 통해 주한미군에 보고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이러한 사고를, 명시된 미군 예하부대의 관리에게 연락하고 계통을 밟아서 환경부에 보고하여야 한다. 중앙수준에서의 통보는 SOFA 환경분과위원회 미측 위원장이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측 위원장에게 또는 그 반대의 경우로 이루어진다.
③ 사고의 보고 책임이 있는 지방수준의 기관은, 주한미군과 한국정부를 막론하고, 가능한 빨리, 사고를 지방수준의 연락망을 통해 유선연락하고, 동시에 계통을 밟아 이를 책임 있는 중앙수준의 당국에 보고하여야 한다. 이러한 통보 후 48시간 이내에 서면통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면통보서 사본은 한국 또는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으로부터 정부내 경로를 통해 한국 또는 미국의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 위원장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 위원장은, 적절한 경우, 통보 후 10일 이내의 사건 논의를 위한 실무 그룹을 구성하여야 한다. 각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 위원장은 각각의 실무그룹 위원장을 포함한 대표를 결정한다. 실무그룹 공동위원장은 논의 완료 후 10일 이내에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 위원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