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평화뉴스 < 평화센터 |
| |
| 글작성자 |
|
| 평택평화센터 |
2011-06-03 13:25:30 | 조회 : 7663 |
|
|
| 제 목 |
"토양조사 안된다" "해외로 반출했다"..미군은 왜? |
|
| 첨부파일 |
|
|
|
|
캠프캐롤 고엽제 파문 차단, 미국의 '국익' 달렸다
주한미군 캠프 캐럴 기지의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해 미군 측이 기지 내 매립 추정지점에 대한 굴착은 물론 토양오염 조사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파냈다는 드럼통과 오염된 토양도 처음에는 어디로 반출됐는지 모른다고 하다가, 이제는 해외로 반출했다고 말을 바꿨다.
미군 측의 이런 입장은 고엽제로 인한 환경오염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나타날 엄청난 파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게 아니냐는 불신을 낳고 있다.
의혹이 처음 불러진 지난달 18일 이후 기지 내부의 토양.수질오염 조사에 대해 미군의 일관된 입장은 '현재 캠프 캐롤에는 고엽제가 매립돼 있지 않다. 그러나 스티브 하우스씨 등의 진술이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23일 데이비드 폭스 미8군기지관리사령관(준장)은 캠프 캐롤 내부에 처음으로 들어간 '민관공동조사단'에 "1978~1980년 캠프 캐럴에서 오염물질을 기지 밖으로 반출했다"면서 "반출 목록에 고엽제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정확한 매몰 장소를 파악한 뒤 한국군과 공동으로 투명하게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 준장은 지난달 25일 캠프 캐롤을 찾은 이재오 특임장관에게도 "60드럼이 묻혀 있던 2곳(캠프 캐롤 41구역, 헬기장 인근 D구역)에 대해 앞으로 전자레이더로 땅 밑을 탐색해 현재도 묻혀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캐롤에는 고엽제가 없지만, 매립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지점을 특정한 뒤 확인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고엽제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으면 상황을 종료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의도는 존 존슨 미8군사령관의 지난달 2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존슨 사령관은 "스티브 하우스씨가 캠프캐럴에 고엽제가 묻혔다고 그렇게 주장했기 때문에 핵심적인 중점은 거기에 두고 있다", "저희가 지금 조사하고 있는 것은 왜관의 캠프캐럴에 고엽제가 있는가 없는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측의 관심사가 고엽제로 인한 오염보다 고엽제 드럼통의 존재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매립 의혹지역에 대한 토양오염 조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일 수밖에 없었다.
존슨 사령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표투과 레이더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지하를 투시할 수 있는 레이더를 사용해서 드럼통이 과연 있는가 없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거기 있는 토양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조사"는 "그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폭스 준장도 1일 캠프 캐롤을 방문한 유영숙 환경부 장관에서 "레이더와 수질 조사가 이뤄지면 토양 조사를 해야 할 지역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결과 유해물질이 파악되면 이에 대한 정화 작업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선(先) 레이더 조사, 후(後) 토양오염 조사'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리고 1일 열린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환경분과위원회에서는 이같은 미군 측 입장대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캠프 캐롤의 오염을 확인한 보고서들은 철저히 무시됐다. 2004년 주한미군 의뢰로 삼성물산이 실시한 캠프 캐롤 지하수 수질오염 검사에서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30배 이상 나온 점(MBC, 5.25 보도)이나, 1992년 캘리포니아 우드워드 클라이드 컨설팅이 미 태평양 사령부 공병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캠프 캐롤에 고엽제가 저장됐다 반출됐었다는 기록(KBS, 5.30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미군에게 남은 숙제는 1980년 반출됐다는 오염물질의 행방이었다. 이에 대해 미군 측은 갑자기 말을 바꿨다.
폭스 준장은 지난달 23일 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는 미국으로 보내는데 언제 어디로 보냈는지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조사 중"이라며 "언제 어디로 반출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에이전트 오렌지가 없었다는 기록은 정확하다. 혹시라도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 미8군사령관도 26일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기록은 남아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 정확히 답변을 못 드리겠다", "베트남에서 있었던 고엽제는 어떤 섬으로 옮겨져서 폐기되었다고 얘기 들었지만, 한국에 있었던 고엽제가 어디 갔는지는 아직 답변을 못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1일 캠프 캐롤을 방문한 유영숙 장관에게 존슨 사령관은 "오염물질은 한국으로부터 빠져나갔다"고 확인했다. '어디로 반출됐는지 모른다'던 입장이 일주일만에 해외로 반출됐다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미군 측의 이런 입장은 캠프 캐롤 내 토양조사를 통해 고엽제로 인한 환경오염이 확인될 경우 불어닥칠 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 여론과 반미정서, 환경오염 정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잇따라 증언이 나오고 있는 미국 내 전역 주한미군에 대한 천문학적인 피해보상도 사건의 파장을 축소해야 하는 강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향후 주한미군 기지 반환에 따른 미국의 국익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세계 미군의 재편전략인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주한미군의 재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주한 미군기지 이전.반환에서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이전비용이다. 전체 반환대상 미군기지 80개중 지금까지 반환된 48개 주한미군 기지의 환경오염 정화비용은 2050억원이 소요됐는데, 가장 규모가 큰 용산 미군기지를 포함해 향후 반환될 32개 미군기지의 오염 정화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를 한국이 부담한다손 치더라도 오염정화 비용이 늘어나면 미국의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고엽제 파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향후 반환.오염정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건에는 미국의 국익이 걸려 있는 셈이다. |
|
 |
|
|
|
minso.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