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8.5-6일 방한, G8 이어 3차 정상회담
'전략동맹' 채택 논의...백악관 일방적 발표에 청와대 또 '굴욕'
2008년 07월 02일 (수) 19:54:28 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8월 5-6일 한국을 방문한다. 당초 7월로 예정됐던 부시 대통령의 답방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논란' 등의 문제로 미뤄졌다가,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먼저, G8(G7+러시아) 확대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에서 오는 9일 2차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다음, 한 달 뒤인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 들러 3차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일정이다. 한국은 G8 정식 참가국은 아니지만, 올해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게 됐다.
1일(현지시간) 데니스 와일더(Dennis Wilder)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9일 일본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은 8월 5일, 6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 정상은 지난 4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논의된 '한.미 21세기 전략동맹' 등 양국의 의제를 구체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9일 양 정상이 일본에서 만나는 것은, 8월 서울 3차 정상회담의 '사전회담' 성격이 짙다.
와일더 선임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21세기 한.미 전략동맹 건설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일본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전략동맹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내용을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양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9일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도 만날 예정이며, 와일더 선임보좌관은 "이 대통령, 후진타오 주석과 각각 만나는 것은 6자회담에서 미국의 전략을 협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한국의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움직이는 가장 좋은 방법을 탐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측 일방적 발표, 청와대 뒷북..."반복되는 굴욕외교" 비난
특히, 미국 백악관이 청와대와 조율 과정을 마무리 짓지 않고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또 한번 청와대가 뒷북 친 격이 됐다. 지난 7월 부시 대통령의 방한 취소도 한국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이뤄진 바 있다.
백악관의 발표 직후인 2일(한국시간) 오전 청와대는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방한하는 방안을 놓고 한미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일정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기만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통합민주당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반복되는 굴육외교가 격상된 한.미동맹의 현주소인가"라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에 있었던 부시 대통령 면담 해프닝을 떠올리지 않을 수없다"며 "그때는 오지 말라는데도 가겠다고 우기다가 망신을 당하더니, 이번에는 와 달라고 통사정하다가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에게는 부시 대통령이 구세주일지 모르지만 국민에게는 아니다"라며 "정부는 외교적 절차와 예우도 무시한 미국 측의 고압적 태도에 대해 국민적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분명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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