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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의회 임승근의원이 오산 미공군기지(K-55) 제2활주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건설 폐기물이 농지에 불법매립되었다는 제보 이후, 안정리기지(K6)에서도 미군기지 확장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임목 폐기물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주변 농지에 불법 매립하였다는 당시 현장 책임자의 양심선언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오산 미공군기지에서 매립량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의 불법 폐기물을 수십년간 매립해왔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미군기지 환경문제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평택시는 T/F팀을 구성하여 건설 폐기물의 매립현황을 조사함과 동시에 미군기지 주변지역에 대한 토양, 지하수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미군기지 환경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몇해전 경북 왜관의 캠프 캐럴에 고엽제 매립의혹이 불거진 이후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는 큰 사회적문제로 대두되었다. 평택에서는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과 관이 협력하여 미군기지환경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의견차이가 적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현해 한미행정협정(SOFA)상 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미군기지 주변에 몇 개지점만을 조사하는 것은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했지만 조사는 강행되었고, 조사결과 고엽제 성분이 포함된 다이옥신도 검출되었지만 그 또한 소량이라는 이유로 흐지부지 덮어지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미군기지주변에 대한 기초환경조사에 2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면서 체계적인 미군기지 환경조사에 파란불이 켜졌었지만,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 개정되었다는 이유로 그 소중한 예산을 삭감시키고 말았다. 미군기지가 국책사업임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평택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중앙정부의 책임으로만 떠 넘기려는 무책임함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미군기지이전특별법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되는 수십조원의 예산중에 미군범죄와 미군기지 환경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엔 단 1원의 예산도 편성하고 있지 않은 것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으나 언제까지 사건이 터지면 대처하는,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잘못을 반복하려는지 모르겠다.
이번 T/F팀에는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없고, 이를 위한 민관합동위원회 개최 요구도 모로쇠로 일관하고 있다. 수십명에 달하는 공무원들로 T/F팀을 조직하면서 그전과는 차별된 특별한 계획이 있을줄 알았지만 그것 또한 기대 이하다.
토양조사만 놓고 보더라도 22km가 넘는 미군기지 둘레에 고작 5개지점을 선정하여 조사하겠다고 한다. 결국 약4km마다 한지점의 토양을 채취하여 오염여부를 검사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진행하는 조사는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를 파악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의 환경법을 존중한다는 SOFA협정을 깡그리 무시해온 주한미군의 반 환경적 행태와 건설업체의 오랜 관행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일뿐이다.
평택시가 진정성을 갖고 미군기지환경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한다. 시민단체는 물론 관련 전문가들의 참여를 보장한 가운데 미군기지 주변에 대한 종합적인 기초환경조사를 시급히 진행해야한다. 필요하다면 추경예산도 편성해야한다. 평택시 한해예산의 0.0002%밖에 안되는 기초환경조사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급한불만 끄면 된다는 근시안적 행정태도 이젠 과감히 버려야할 때다.
* 이 글은 평택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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