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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불법행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
지난 5일 저녁 평택 오산미공군기지 정문앞에서 벌어진 미 헌병들의 한국인 수갑 체포사건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 헌병들의 주정차 단속과 마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기에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다. 미군기지 밖의 도로에 대한 주정차 단속권한은 평택시나 경찰에게 있을 뿐, 그 불평등하다는 SOFA상에도 주한미군이 개입하고 제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한지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평택경찰서는 주한미군측과 시민간의 진술이 엇갈려 CCTV를 세심하게 검토하고, 목격자 진술등을 받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군복을 입고 더군다나 권총까지 소지한 건장한 체구의 미 헌병들이 맨몸뿐인 한국인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껴 제압하고 수갑을 채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데 여하튼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곧 밝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진술이 옳건 그르건 간에 주한미군측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 존재한다.
하나는 주한미군이 미군기지밖에서 주정차단속을 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수갑을 채워 연행하려했다는 것이다.
SOFA에는 ‘한미 합동순찰’도 ‘미국 법집행당국(주한미군 헌병대)은 미군 구성원이 관련된 것 외에는 대한민국 법률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권한이나 책임이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미 헌병들이 영외순찰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미 헌병들의 권한은 주한미군과 그 구성원들에게 엄격히 국한되어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만 보더라도 주정차단속과 한국인 수갑 체포 행위는 SOFA의 범위를 넘어선 월권행위이자 불법행위임이 분명하다.
이렇듯 미 헌병들의 불법행위는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측은 ‘공무집행중이었다’, ‘한국인들이 먼저 위해를 가했다’면서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
2002년 6월 길을 걸어가던 두 여중생이 장갑차에 깔려 처참하게 죽어간 사건이 떠오른다. 당시 사고를 낸 주한미군들은 공무중(훈련중)이라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고 본국으로 유유히 돌아갔고, 한국민의 SOFA개정 요구를 주한미군은 철저히 묵살했다. 결국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경찰조사에는 형식적으로는 응하면서, 공무중 벌어진 사건임을 주장하며 1차 재판권을 한국정부에 이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주장처럼 미 헌병의 행위가 ‘근무중’이었다는 이유로 모든 행위들이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한국법은 물론 SOFA를 위배한 정당치 못한 공무집행에 대해서는 1차 재판권을 대한민국 재판부가 행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한다. 또다시 어정쩡하게 넘어가서는 제2,3의 사건을 피해갈 수 없기때문이다.
주한미군사령관도 몇마디 미사어구로 비난여론을 피해갈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지 표명과 대책마련으로 그 진정성을 보여 주어야한다.
다시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받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한국정부와 사법부도 책임감을 갖고 이 사건에 임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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