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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CN과 2012 WCC 준비위원회에 보내는 입장문
- 한국의 환경분쟁과 사회갈등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IUCN과 2012 WCC 준비위원회의 입장을 규탄한다 -
1. 한국의 환경을 지키고 평화를 염원하고 민주주의를 바라는 활동가와 단체들은 제주해군기지 강행, 4대강 파괴, 핵 발전 확대를 맹신하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한다. 우리는 자연하천의 인공하천화를 추구한 국가하천 4대강의 재자연화를 촉구한다. 또한 무늬만 ‘녹색성장’을 표명하는 이명박 정부의 핵발전 강화 정책과 제3세계 핵발전 수출 정책을 규탄한다. 또한 안보를 이유로 생물다양성 파괴와 폭력적 인권유린을 정당화시키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강행을 반대한다.
2. 상기한 입장에 기초하여 한국의 시민사회환경단체는 한국사회의 환경분쟁과 사회갈등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2012 WCC 주관기관인 IUCN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며 규탄하고자 한다.
우리들은 지구 환경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 노력하는 IUCN의 국제협력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실질적 심사권,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기준 수립과 보전 계획 등 IUCN이 행사하는 국제적인 영향력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 또한 IUCN 창립 이래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을 제시한 1978년 ‘현재의 세계보전전략(the World Conservation Strategy, WCS)’과 1996년 몬트리올 총회의 ‘생물다양성에 관한 결의문’, 1971년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Ramsar Convention)’,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등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IUCN의 헌신적 노력 역시 존중한다. 이 외에도 ‘자생지 밖(Ex-situ)에 있는 개체의 보존 관리를 위한 기술적 가이드라인(Technical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Ex_situ populations for Conservation)’과 같은 생태계 보호 현장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기술적 진전 역시 IUCN의 헌신적 노력에서 진행되었음을 존중한다.
3.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2년 제주 WCC총회는 한국사회의 환경분쟁과 사회갈등에 대한 심각한 왜곡과 무관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WCC총회가 이명박 정부의 재정과 국가조직 지원, 거대기업의 후원으로 준비되는 것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총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거짓 홍보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멈출 수 없다.
올해는 이명박 정부 5년 임기의 마지막 해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년에 개최되는 WCC총회를 통해 현 정부가 주관한 환경·평화·노동정책이 정당하다며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MB식 저탄소 녹색성장‘, 다시 말하면 4대강사업 찬양, 원자력 확충 몰입, 토건국가 건설의 타당성을 홍보하기 위한 공간으로 WCC총회를 이용하고 있다.
IUCN 사무국 역시 이번 총회의 주제로 한국사회의 환경분쟁 현안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심지어 IUCN과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Julia Marton-Lefevre)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대변인 양 한국 사회의 분쟁과 갈등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은 지난 2012년 6월 4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의 녹색성장정책과 4대강사업은 자연보전과 지속가능발전의 구체적 실천의 성과”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려졌으며, 2010년 4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4대강 살리기를 ‘합리적인(reasonable) 사업’으로 평가했다.
4. 한국의 시민사회환경단체는 IUCN과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사무총장에게 다음과 같은 4대강사업의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한국사회는 환경분쟁과 사회갈등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화도 타협도 없고 자연의 생명과 주민의 삶도 뒷전인 채 한국의 산하와 바다는 포크레인 흙더미에 묻혔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제10차 람사르협약당사국총회 때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똑같은 지역과 예산 그리고 공사방식을 적용해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기후변화에 대응한 ‘4대강살리기사업’으로 둔갑시켰다. 4대강사업을 통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4개 자연하천이 인공하천으로 완벽히 변화하였다. 하천에는 16개의 댐이 건설되었고, 하천의 지리적 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은 획일화 되었다. 이 사업은 절차적 측면에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법률(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영향평가법 등)을 위반하였으며, 내용적으로도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 하천습지 훼손, 생물다양성 급감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관련 공사에 참여한 기업에 의한 약 1조원대의 담합 비리까지 발생하였다.
2012 WCC 주관기관인 IUCN은 IUCN이 주요하게 노력을 경주하였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을 완벽히 파괴한 한국 정부의 4대강사업의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가? 2002년 12월 스위스 글랑에서 채택된 IUCN의 ‘자생지 밖(Ex-situ)에 있는 개체의 보존 관리를 위한 기술적 가이드라인’ 등을 완벽히 무시하며 ‘단양쑥부쟁이’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파괴한 한국정부의 4대강사업의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의 서식지였던 해평습지 등 보호습지를 완벽히 파괴하며 람사르협약을 위반한 한국 정부의 4대강사업의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가? 지금도 이명박 정부의 강제철거 정책에 맞서 농지를 지키고자 투쟁하는 농민의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가?
5. 우리는 묻고자 한다. 한국사회의 합리적 지성이라 할 수 있는 전국의 3천여명의 대학교수가 반대하며, 한국의 주요한 5대 종교계가 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으며, 한국사회의 대다수 합리적 시민사회환경단체가 이 사업을 여전히 반대하며, 책임자 처벌과 댐의 제거, 하천의 재자연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가?
한국의 시민사회환경단체는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노력해 온 IUCN에 경의를 표하지만, 4대강사업과 관련한 IUCN과 사무총장의 입장에는 전혀 동조할 수 없으며, 오히려 그들의 입장을 강력히 규탄할 수밖에 없다.
6. 또한 우리는 2012 WCC 총회가 진행되는 제주 서귀포의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관련한 IUCN의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자 한다. IUCN은 지난 4월 한국정부의 거짓 자료에 근거하여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타당하다고 믿는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IUCN은 한국정부의 자료에 대한 신뢰성 검증을 위한 노력은 경주하지 않았다.
반면 IUCN은 지난 2008년 총회에서 ‘일본 오키나와 헤노코의 듀공보호를 위한 권고안’을 채택하였다. 또한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는 ‘군사 기지를 보전 지역으로 전환’과 관련한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IUCN의 지구생태계 보호를 위한 전략과 지구적 지역적 차원의 군사갈등은 공존할 수 없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IUCN의 정신에 기초한다면, 인간과 인간사회의 긴장과 갈등을 조장하고 유발하는 군사기지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
7. 이와 관련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한국의 시민사회환경단체는 IUCN에 묻고자 한다. IUCN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한국정부가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대한 심각한 위반, 붉은발말똥게와 기수갈고둥 등 한국정부 지정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가? 생물권보존지역(유네스코, 2002), 문화재보호구역 (문화재청, 2000년, 2004년), 해양생태계보존지역 (국토해양부, 2002년), 제주도 해양도립공원(제주도, 2006년), 생태우수마을(환경부, 2006년), 절대보존연안지역(제주도, 2007년), 자연공원(환경부, 2008년)으로 지정된 곳에서 진행되는 해군기지 건설이 ‘적접한 절차’에 의한 사업이라고 판단하는가? 주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사업에 경찰과 사적 폭력을 일상적으로 동원하여 주민 다수를 사법적으로 처벌하고 있는 한국정부의 모습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는가?
우리는 제주 강정마을이야말로 IUCN의 정신에 비추어 보전되어야 할 지역이며, 군사기지가 배격되어야 할 지역이라 판단한다. 제주 강정마을이야말로 IUCN이 앞장서 WCC의 결의문을 통해 한국정부의 군사기지 배격과 원형 보전을 촉구해야 할 지역이라 판단한다.
8.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는 한국정부의 독단적인 환경행정과 독재적인 국책사업 추진에 절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취임 이후 한국의 환경행정은 보전 제도의 해제와 개발 정책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각종 제도와 법이 무력화되고 있다.
우리는 IUCN이 한국의 4대강사업 및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등과 관련해 그동안 발표한 입장에 정확한 해명을 촉구하고자 한다. 한국 언론을 통해 보도된 IUCN의 입장은 여전히 변화가 없는가? IUCN은 여전히 한국정부의 4대강사업에 동조하고 있으며,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는가? 이에 대한 IUCN과 2012 WCC 준비위원회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라.
9.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IUCN의 지난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는 우리들은, IUCN과 WCC 준비위원회가 한국의 환경분쟁과 사회갈등의 현실을 분명히 파악하고 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기대한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9월까지, 지리산과 설악산의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야생 산양과 반달가슴곰과 함께, 유기농지 대신 골프장을 강요받는 강원지역 농민들과 함께, 강화 인천만과 가로림만의 조력발전소로 생계를 위협받는 어민들과 함께, 고리와 영덕 그리고 삼척의 핵발전소에 대항한 주민들과 함께, 군사기지로 고통받는 동아시아 민중들과 함께, 쌍용자동차와 언론사의 부당한 처사에 저항하는 그들과 함께, 또한 평화를 염원하는 국제사회의 지성과 행동이 힘을 합쳐, 환경과 생명의 아픔을 알리고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행동들을 바로잡을 것이다.
다가오는 9월, IUCN의 노력과 WCC 총회를 통해 한국사회의 환경분쟁과 사회갈등이 평화롭게 화합되길 기원한다. IUCN과 2012 WCC 준비위원회의 조속한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
2012년 6월 12일
2012 WCC 제주총회 대안행동(가칭)
한국환경회의, 리우+20민간위원회, 한국습지네트워크,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전국군소음피해주민네트워크, 강원도골프장문제해결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국립·도립·군립공원안관광용케이블카반대전국대책위원회, 댐반대대책위(영주댐종단영주시민연대, 지리산댐백지화대책위, 이산면대책위), 군기지네트워크(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군산미군기지피해상담소, 녹색연합,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평택평화센터, 평화바람), 강정마을회, 제주평화의섬실현과해군기지저지를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를위한전국대책위, 노동/진보단체, 생명평화결사, 종교계, 전국지방의제21전국협의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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